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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락산 역 스쿠린 도어에서 시를 보다 (4)

고바유 2011. 6. 13. 13:45

 

 

 

 

 

수락산 역 스크린 도어에서 시를 보다 (4)

 

 

 

오늘은 반대편 타는 곳 에서 예쁘게 걸려 있는 시를 보기로

마음먹고 발 품좀 팔았습니다.

역시 오늘도

전철을 한대 먼저보내고

시가걸린 스크린 도어를 하나 하나 더듬어

시 를 읽어갔습니다.

마누라 한테 혼나지 않을 시간 만큼만...

 

 

 

 

 

사  모  곡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감 태준

 

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어었다

바람에게도 가지 않고

어머니는 달이 되어

나와 함께 긴 밤을,

같이 걸었다.

 

 

 

슬  픈  국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 녕승

 

모든 국은 어쩐지

괜히 슬프다

 

왜 슬프냐 하면

모른다 무조건

 

슬프다

 

냉이국이건 쑥국이건

너무 슬퍼서

 

고갓국은 발음도 못 하겠다.

 

고깃국은. . . . .

 

봄이다 고깃국이.

 

 

 

 

세검정 에서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 수복

 

흐린 가을날 저무는 하늘 언저리에

낮은 산들이 내려앉는다

낮은 산에는 물소리가 들리고

앞 들이 흔들린다

우리가 낮은 세상에 물소리로 떠돌아

어느 메마른 나무뿌리 곁에나

살짝 들어앉아 있을런지

세검정에 와서 산을 바라보면

물소리로 들린다.

 

 

 

 

 

양  화  촌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 상훈

 

살구 꽃 피는 마을

피는 꽃이 저리 곱다

피는 꽃 저너머로

목슴도 오가는 날이

저리 꽃 길이고저

 

 

 

 

 

사랑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고  은

 

 

불 끄고

옷 벗고

우리 내외 알몸으로 일어서서

살이란 살 다 내리도록

껴안은 뼈 두 자루

 

 

 

 

 

2011. 6. 13   수락산 역 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