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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봉산역 7호선 환승역에서 시를 보다(4)

고바유 2011. 6. 25. 16:52

 

 

 

오늘도 도봉산7호선역

스크린도어를

2바퀴 돌며

시를 옮겨 오느라 시간이 가는줄 몰랐어요!

 

 

 

도봉산역 7호선 환승역에서 시를 보다(4)

 

 

 

 

 

사 랑 에  대 하 여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 용오

 

만일 당신이 사랑이라는 것을

한 마리 귀여운 새라고 생각하여

두 손으로 너무 꼭 쥐고 있다면

언제인가 숨이 쉴수없어 죽으리라

그렇다고 너무 힘없이 잡고 있어도 안 되리라

어느덧 사랑은 한 마리 노래 잃은 새와같이

당신의 외로운 가슴을 떠나

손닿지 못하는 먼허공 밖으로

푸드득 날아가 버리고 말테니까.

 

 

 

 

 

봄 눈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유 희운

 

 

금방 가야 할 걸

뭐 하러 내려왔니

 

위리 엄마는

 

시골에 홀로 계신

외할머니의 봄눈입니다.

 

눈물 글썽한 봄눈입니다.

 

 

 

 

 

젖 은 날 개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추 명희

 

건조대에 젖은 빨래가 너무 무겁다.

눈물이 마를 새 없는 젖은 날개

사람들의 슬픔을 말리느라

천사들의 어깨도 늘 저렇게 젖어 있을까

 

지상에 발이 닿지 않는 천사의 위로가

따뜻하게 살아있는 세상의 한 때

누군가의 근심을 나누어 져주느라

뒷모습을 가만히 보라

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.

 

 

 

 

 

가장 소중한 것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최 영숙

 

금고에 보관할까

몸에 지닐까

금고에 넣어

너의 순수함이

빗장을 열어줄까 불안하고

몸네 지니고 다니자니

너의 아름다움이

모든 아들 눈을 모을까 두렵구나.

 

 

 

 

 

반 딧 불 이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홍 천안

 

파란 전등이  검은 그물을 뚫고

광야를 달린다

반딧불이 도깨비와 씨름하며 산을 오른다

밭고랑에 누워있는 꿀물 참외를

개구쟁이 숨소리에 귀 기울인다

줄기에 걸려 넘어진 아이

원두막엔 주인의 헛기침 소리 울려퍼진다.

툇마루에 걸터앉아 조각달에

얼굴을 비추어 보다가 반딧불이를

따라 보다가 하늘의 별을 헤어본다

 

 

 

 

2011. 6. 25 도봉산 7호선역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