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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락산역 스크린 도어에서 시를 보다 . . . . .

고바유 2011. 6. 7. 22:19

 

 

 

수락산역 스크린 도어에서 시를 보다(2)

아침에 출퇴근 하면서

전철을 한대 놓지면서 스크린 도어에

예쁘게

걸려있는 시를 감상하느라

쏠쏠한 재미로

다음차 기다리는게 지루하지가 않고

재미가

너무 너무 좋아서

그 시를 하나 하나 올려 보려고합니다.

 

 

어느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 상옥

 

구두를 새로 지어

딸에게 신겨 주고

저만치 가는 양을

물끄러미 바라보니

한 생애 사무치던 일도

저리 쉽게 가겠네

 

 

 

 

열린감옥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 나영

 

지구의 한켠에서 종신형을 살고 있다

세상의 모든 경전(經典)은 나를 비켜 지나갔다.

파래서 너무 파래서 팡! 쏴 갈기고 싶은 하늘 아래

나는 치명적으로 젊고 건강하다.

 

 

작은 예쁜이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 남조

 

전등빛 그리도 기쁜가

날개짖 그리도 즐거운가

깨알보다 더 작은 날벌래들

연필 끝으로 점 하나 찍은 심장

맥박 울리도 현미경에나 드러날

두 눈으로 하늘 과 태양 모두 보았는지

하루뿐인 생애 유순히 자족하는가

 

하느님의 유전공학으로 축소된

아주 아주 예쁜 천사들인 게야

놀라운 니네는

 

 

 

 

 

2011. 6. 7 수락산역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