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락산역 스크린 도어에서 시를 보다(2)
아침에 출퇴근 하면서
전철을 한대 놓지면서 스크린 도어에
예쁘게
걸려있는 시를 감상하느라
쏠쏠한 재미로
다음차 기다리는게 지루하지가 않고
재미가
너무 너무 좋아서
그 시를 하나 하나 올려 보려고합니다.
어느날
김 상옥
구두를 새로 지어
딸에게 신겨 주고
저만치 가는 양을
물끄러미 바라보니
한 생애 사무치던 일도
저리 쉽게 가겠네
열린감옥
김 나영
지구의 한켠에서 종신형을 살고 있다
세상의 모든 경전(經典)은 나를 비켜 지나갔다.
파래서 너무 파래서 팡! 쏴 갈기고 싶은 하늘 아래
나는 치명적으로 젊고 건강하다.
작은 예쁜이
김 남조
전등빛 그리도 기쁜가
날개짖 그리도 즐거운가
깨알보다 더 작은 날벌래들
연필 끝으로 점 하나 찍은 심장
맥박 울리도 현미경에나 드러날
두 눈으로 하늘 과 태양 모두 보았는지
하루뿐인 생애 유순히 자족하는가
하느님의 유전공학으로 축소된
아주 아주 예쁜 천사들인 게야
놀라운 니네는
2011. 6. 7 수락산역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