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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락산역 스크린 도어를 보다.
고바유
2011. 6. 9. 22:11
수락산역 스크린 도어에서 시를 보다.(3)
오눌도 어김없이
전철을 한대 그냥 보내고
스크린 도어에 예쁘게 걸려있는
좋은 시 몇수 외우고 있으려니 다음차가
도착 한다는
방송이 울려 퍼진다.
너무 늦으면 마누라 한테 혼나니
이번차는 타야지 !
봄 날 에
황 동규
이제 너와 헤어지는 건
강물이 풀림과 같지 않으랴
어두운 한겨울의 눈이 그치고
봄날에 이월달에 물이 솟을 제
너와 나 사이의 언짢음도 즐거움도
이제 새로 반짝이리 봄 강물같이
별
김 남주
밤 들어 세상은
온통 고요한데
그리워 못 잊어 잠 못 이뤄
불 밝혀 지새우는 것이 있다
사람들은 그것을 별이라 그런다
기약이라 소망이라 그런다
밤 깊어
가장 괴로울 때면
사람들은 저마다 별이 되어
어머니 어머니라 부른다
눈
김 수영
눈이 온 뒤에도 또 내린다
생각하고 난 뒤에도 또 내린다
응아 하고 운 뒤에도 또 내린다
한꺼번에 생각하고 또 내린다
한 줄 건너 두 줄건너 또 내릴까
폐허에 폐허에 눈이 내릴까
2011. 6. 9 주락산 역 에서